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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도 모르는 훈민정음
-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
2024년 04월 05일 [4차산업행정뉴스]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재성

[4차산업행정뉴스=김용태기자]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은 기단만 4m에 동상 높이가 6.2m, 폭 4.3m나 되는 거대 조각물로 홍익대 김영원 교수가 제작하여 2009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해 세워진 대한민국 수도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민족의 영웅으로서 경복궁에서 즉위하여 승하하신 최초의 임금이었던 역사적 사실 등을 고려해 새로운 정신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하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하게 되었다.”라고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는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세종대왕 동상 아래의 기단에 새겨진 「세종대왕」이라는 네 글자는 훈민정음 글꼴로 표현하였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도록, 모음의 점을 둥근 원점으로 찍었고, ‘종’자와 ‘왕’자의 받침 글자, 즉, 종성을 지금은 사라져 버린 옛이응‘ㆁ’으로 표기하고 ‘세’자와 ‘대’자는 현대 국어 표기법으로 적어 놓았다.

그런데 「세종대왕」 네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점을 발견하고서 필자는 삼년 전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직함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관리하는 서울특별시에 이의 시정을 요청하는 민원을 다음과 같이 제기하였었다.

“세종대왕 동상 하단에 표기된 「세종대왕」글자는 현대 국어 표기법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종 당시의 표기법에도 맞지 않으므로 ‘조ᇰ’과 같이 받침 글자(종성)를 굳이 옛이응(ㆁ)을 쓰고자 한다면 통일성이 있도록 ‘세’자와 ‘대’자도 훈민정음 창제원리의 가장 중요한 원리인 삼성 법을 적용하여 표기하던지, 아니면 현대적 글꼴로 표기하려면 받침글자[종성]에서 ‘ㆁ’을 ‘ㅇ’으로 표기해서 시대적 문자 표기법의 통일성을 고려하여 표기하여야 할 것이니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여 검토하기 바란다.”
민원을 제기한 후 정확히 10일이 지나서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 기획 반장이 발신한 민원답변서를 받았었는데 이 답변서의 내용이 필자를 더욱 어리둥절하게 하여 소개한다.

“「세종대왕」의 글씨체는 동상 건립 당시 세종대왕 동상 자문위원회에서 한글학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자문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집자하되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한다는 원칙에 따라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제작된 것이고, 또한 2012년 유사한 내용의 민원이 제기된 바 있었지만, 세종대왕 동상 기단 글자에 대해 수차례 여러 전문가의 자문을 거친 결과 건립 시 정한 원칙 유지가 필요한 점, 「세종대왕」 글자가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집자한 근거가 있는 점(월인천강지곡에 유사한 글씨체 존재), ‘세종대왕’ 글자도 작품 디자인의 일부인 점 등을 감안하여 수정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된 건임으로 민원의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점 이해 바란다.”라고 답변하였기 때문이다.

필자의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훈민정음 해례본』 어느 곳에 ‘세종대왕’ 네 글자를 집자할 수 있는 글자가 있는지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월인천강지곡』 영인본을 수차례 검토해봐도 世를 ‘세’로 大를 ‘대’로 표기한 사례가 없는데 근거가 있다고 주장을 하니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서울시가 인용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그 이름이 5 解(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와 1 例(용자례)로 편찬되었기 때문에 ‘해례’라고 한 것이고, 그 5해 중 「합자해」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초성, 중성, 종성 3성이 합하여 글자를 이룬다.’라는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도외시한 한글학회와 세종대왕 기념사업회 자문위원들이 자문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훈민정음 언해본』의 「어제 서문」에서도 ‘솅조ᇰ’이라고 표기되어 있지 ‘세조ᇰ’ 이라고 되어 있지 않음은 중등교육을 받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을 우겨대는 서울시는 과연 훈민정음에 대한 기본 상식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세종대왕」 글자도 작품 디자인의 일부라고 설명하였는데, 서두에서 인용한 세종대왕 동상의 건립 취지에 대해서 “-전략- 새로운 정신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하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라고 한국관광공사의 홈페이지에 소개한 것처럼 오히려 세종대왕의 여러 업적 중 ‘훈민정음’ 창제가 가장 뛰어난 업적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려면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맞는 표기법으로 정확하게 표기하였을 때 광화문을 찾는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관광객에게 훈민정음에 대한 바른 인식과 문자 문화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가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적어본다.



김용태 기자  XXX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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