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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갑진년) 청룡의 해, 용두사미보다 반룡부봉하소서!!!
왕현철 (전KBS PD, /왕 피디 조선왕조실록저자)
2023년 11월 20일 [4차산업행정뉴스]

                                    청룡과 황룡


매년 연말이 되면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열두 자의 단어가 떠오른다. 동물의 띠로서 한 해를 상징하는 십이간지이다. 여기에 다섯 가지의 색을 순서대로(청색=>붉은색 =>금색 =>흰색 =>검은색) 붙여서 그해의 띠를 정한다.

이 기준에 의해서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 2024년은 푸른 용, 청룡의 해이다.

용은 기린, 봉황, 거북이와 더불어서 사령이라 불리는 상상의 동물로서, 우리는 실제로 용을 본 적이 없지만 그 모습을 9가지 동물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얼굴은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머리털은 사자, 몸통은 뱀, 비늘은 물고기. 발은 매, 귀는 소와 닮았다. 그리고 긴 수염이 입가에 났다.

특히 용의 목 밑에 거꾸로 난 비늘을 역린이라고 해서 용의 급소다. 그 역린을 건드리면 분노해서 물어 죽인다고 한다. ‘역린을 건드리다’는 임금의 화를 돋구는 의미로 비유해서 가능한 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용은 다섯 종류가 있고, 각각의 방향을 상징한다. 청룡은 동, 백룡은 서, 적룡은 남, 흑룡은 북, 황룡은 중앙이다. 용은 구름을 타고 승천하기 때문에 비를 몰고 오는 동물로 인식해서 기우제에 활용했다. 흙으로 빚어서 용을 만든다. 우리의 고유어로 용을 ‘미르’라고 하는 데 물의 뜻이다.

“남방 적룡에게 기우제를 행하였다.” <세종실록 18년 5월 13일>

“동방 청룡에게 기우제를 행하였다.” <세종실록 18년 윤6월 11일>

“서방 백룡에게 기우제를 행하였다.” <세종실록 18년 윤6월 26일>

“중앙 황룡에게 기우제를 행하였다.” <세종실록 22년 5월 9일>

“북방 흑룡에게 기우제를 행하였다.” <세종실록 22년 5월 15일>

이 외에도 석척기우제를 지냈다. 석척은 도마뱀이다. 도마뱀이 용을 닮았다고 해서, 항아리 속에 잡아넣고, 나뭇잎으로 덮는다. 푸른 옷을 입고 손과 발을 푸르게 한 동자 수십 명이 물에 젖은 버들가지로 독을 두드리면서 ‘비가 오면 놓아주겠다.’라고 외쳐서 비를 내리게 했다.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왔다. 비가 내릴 때까지 지내기 때문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알려져 있으나 조선 시대는 용이 실제로 나타나서 보았다고 한다. 그 장소는 전라도 무안현과 경기도 교동현이었다.

“전라도 무안현에서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렸고, 백룡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 뒤를 밟아가 보니 도모계곡의 콩밭에 땅이 터져서 물이 솟고 우물을 이루었습니다. 둘레는 10척 5촌, 길이는 3척, 깊이가 14척인데, 사람들이 모두 용이 나온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태종실록 13년 5월 28일>

“(경기 교동현의) 수군이 물을 긷고자 병영 앞의 우물로 가니 황색의 큰 용이 우물에 가득하여서 보았는데 허리가 기둥과 같았습니다. 둘레는 12척 5촌, 길이는 2척 3촌이었습니다.” <태종실록 18년 3월 13일>

용은 풍수지리에도 활용했다. 좌청룡 우백호가 그 예다. 좌청룡은 주산에서 뻗어 나온 왼쪽 산맥이고, 우백호는 오른쪽 산맥이다. 좌청룡은 물의 띠처럼 곧게 달아나고, 우백호는 쭈그리고 앉는 형상이 명당이라고 한다. 만약 좌청룡이 낮고 미약하면 소나무를 심어서 산맥을 비보(裨補, 모자란 것을 도와서 채움)했다.

청룡의 자리가 뚜렷하면 자손이 재주가 있고 지혜롭고, 백호의 자리가 뚜렷하면 자손이 과단하고 굳세다.<동림조담/범월봉>

청룡이 들어가는 단어로 승진한 예도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가 사용한 무기가 청룡언월도이다. 청룡언월도는 무거워서 그것을 휘두르는 것은 힘을 자랑하는 상징이었다. 영조는 의소묘(영조의 손자, 의소세손의 묘,의령원으로 개칭)참배하고 돌아올 때, 관왕묘( 관우를 추모하는 사당, 서울시 종로구)에 들렀다. 영조는 그곳에서 청룡도를 드는 장수를 시험했다.

“청룡도를 들 수 있는 군사는 있는가?” <영조실록 29년 3월 10일>

별군직 이의배는 청룡도를 빼서 두 번 휘둘렸다. 영조는 ‘장사로다’라고 칭찬하고 바로 첨사로 승진시켰다. 또한, 경상 좌병사를 지낸 노계정도 청룡도를 휘둘려서 말(馬)을 하사받고, 외직을 원해서 군수가 되었다. 이 외에 북벌을 추진한 조선의 제17대 효종과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도 힘이 장사여서 청룡도를 휘둘렸다.

용은 임금을 상징한다.

용안(龍顏)은 임금의 얼굴이고, 용상(龍床)은 임금이 앉는 평상이고, 곤룡포는 (袞龍袍) 임금이 입는 옷이다. 용린(龍鱗)은 임금의 위엄이나 노여움을 비유하고, 용구(龍廐)는 왕이 타는 말의 마구 혹은 마굿간이다. 용광(龍光)은 임금의 은혜와 덕이고. 교룡기(交龍旗)는 임금의 행차 앞에 세우는 깃발이다.

용비(龍飛)는 임금이 태어난 곳으로 조선 건국을 의미한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시험하기 위해서 지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찬양하는 내용이다.

용과 관련된 속담도 여럿이 있다.

‘구슬이 없는 용’ (한때는 잘 나갔으나 이제는 쓸모없는 처지)

‘용이 여의주를 얻다’ (역할을 제대로 하고 여건이 맞아서 성공을 이루다)

‘용가는 데 구름 간다’ (반드시 같이 다녀서 둘이 서로 떠나지 아니할 경우를 비유)

‘미꾸라지 용 되다/ 개천에서 용 나다’ (미천하고 보잘것없는 존재가 훌륭한 인물이 되다)

‘용 꿈을 꾸다’ (오복이 들어오는 좋은 의미다)

'등용문(登龍門)' (중국 황하의 물살이 센 용문에 물고기가 올라서 용이 되었다는 뜻으로 과거 합격이나 출세를 뜻한다)

‘용두사미(龍頭蛇尾)’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처음은 거창했으나 미약하게 마무리되는 것을 비유한다)

‘반룡부봉(攀龍附鳳)’ (용의 비늘을 끌어 잡고 봉황의 날개에 붙는다는 뜻으로 현명한 주인을 섬겨서 공을 세우는 것을 비유한다)

2024년 청룡의 해, 용두사미보다 반룡부봉하는 한 해가 되소서!!!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6989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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