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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의 단풍 이야기
2023년 11월 03일 [4차산업행정뉴스]

 


주변 산과 강가에는  단풍에 물들었습니다.

 

단풍의 남하가 설악에서 이미 출발했으니 전체를 물들이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아 빠른 속도로 제주도 한라산까지 이어졌습니다.

단풍은 먼저 추워지는 북쪽에서 시작해 하루 20 Km 전후의 속도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산 하나를 놓고 보면 산꼭대기에서 찬란한 색의 단풍이 물감처럼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단풍과 낙엽은 따로 또 같이 움직입니다.

 

한쪽에서는 단풍이 물드는데 한쪽에서는 낙엽이 된 나뭇잎이 땅 위에 쌓입니다.

물론 한창 단풍 때에는 그 화려한 빛과 모양에 홀려 낙엽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녹색이 아직 절반 남아있는 뒷산에 들어서면 숲길에는 어느새 내렸는지 낙엽이 벌써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낙엽 때문에 푹신한 촉감이 편안하게 이어집니다. 어차피 거름이 되어야 할 낙엽이라 사람이 밟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단풍도 낙엽도 갈 날을 받아놓은 시한부 삶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빛나는 모습은 사람들이 함께해도 괜찮습니다. 단풍과 낙엽 스스로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직은 마지막 할 일이 남아있다는 것도 압니다.

보기 좋게 흔쾌히 떠나갈 자세가 돼 있는 낙엽이라 억울한 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 눈에 이름다운 단풍입니다.

여름철 나뭇잎은 나무를 살게 해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우선 나무가 살아갈 영양분을 만들어 줍니다. 끊임없이 광합성을 해서 탄수화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 영양분을 나뭇잎은 나무 구석구석에 보내줍니다. 그래도 영원히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가을이 돼 아름답게 단풍이 물들면 헤어져야 합니다.

가을 끝자락이 되면 나무에게 나뭇잎은 버거운 존재가 됩니다. 뿌리를 통해 빨아들이는 수분이 줄어들면서 잎에서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벌어들이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증산작용으로 잎을 통해 날아가는 수분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두면 나무는 말라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우선 줄기와 상의해 잎과의 인연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나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단단한 떨켜를 만들어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 버립니다. 잎의 엽록소들은 할 수 없이 공장 문을 닫아버립니다.

광합성이 멈추면서 녹색의 엽록체는 파괴돼 사라집니다. 그러면 여름에 엽록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색소들이 때 만난 듯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래서 물길이 끊긴 잎은 여러 색소로 물들게 됩니다.

그 색소가 무려 일흔 가지 가까이나 됩니다. 나무의 배설주머니인 액포에 담겨 있는 색소의 종류와 함유량에 따라 단풍은 각기 다른 색깔을 드러내게 됩니다.




만산홍엽(滿山紅葉)!! 온 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늦가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단풍은 역시 붉은 게 으뜸이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붉은 단풍을 만들어 내는 색소는 안토시아닌입니다. 원래 잎 속에 있던 색소가 아니라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생겨난 색소입니다.

그래서 탄수화물, 즉 당분이 많을수록 안토시아닌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지는 조건에 따라 진한 붉은색도 연한 붉은색도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안토시아닌 생성에 적합한 곳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붉은 색으로 우리나라 단풍이 예쁜 이유입니다.

은행나무를 선두로 생강나무 뽕나무, 이팝나무의 잎은 노랗게 물듭니다.

키로틴이나 크산토필 같은 색소가 만들어 낸 요술입니다.

참나무류와 밤나무의 잎은 주로 갈색으로 변합니다. 탄닌이라는 갈색 색소가 그렇게 만들어 줍니다.

나뭇잎들은 여러 화려한 색으로 모양 좋게 임종하기로 마음먹고 내년 봄을 기약할 겨울눈까지 늦여름에 만들어 두었습니다.




자신의 대를 이어 내년에 나올 잎까지 잎눈으로 준비해 뒀습니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훌훌 털고 나무와 작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찬란한 단풍으로 머물다 가도록 나무가 배려까지 해줬으니 서운하지 않게 미련 없이 떨어질 준비를 합니다.

미리 만들어 놓은 떨켜 덕분에 잎자루가 떨어져 나가도 나무는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낙엽귀근(落葉歸根)!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그 이후 낙엽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겨 놓습니다.

서울대공원 단풍길 산행에 동창들과 함께./4차산업행정뉴스 서정용 발행인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6989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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