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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TV시청료를 받으러 다녔다.
시인 김병래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2023년 10월 10일 [4차산업행정뉴스]

 

 

시인 김병래(전 KBS부산방송총국아나운서부장

 

 

시인 김병래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은 서정용 발행인과 전 KBS제주방송총국 방송부 아나운서와 기자로 함께 근무하면서 TV 수신료 징수 업무를 맡아 일한 시절이 떠 오른다.

 

지금은 김병래 전 아나운서 부장은 부산에서 문인 활동을 하면서 4차산업행정뉴스에 시를 연제하고 있는데 이번에 KBS 시청료 분리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TV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분리 징수하는 법안이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나자 대다수 국민은 손뼉을 쳤다. 현 정부와 여당에서는 그 원인을 편향성 방송과 방만한 경영을 들고 있다.

엄격히 말해 1973년 한국방송공사로 출범한 KBS는 공영방송으로 정부나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고 국민에게 공정한 보도와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함을 그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한국방송의 특유한 구조에 따라 정권의 나팔수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회상하건대 KBS가 정권의 시녀로 국민으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았던 때는 5공 시절이 아닌가 한다. 그때 KBS의 밤 9시 뉴스는 무조건 전두환 전 대통령 소식부터 전해야 했다. 

 

그래서 ‘땡 전 뉴스’ 라는 말이 생겨났고 급기야 시청료 거부라는 풍랑을 만나 KBS는 재정상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 하여 이를 타개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전사원이 거리에 나가 TV 시청료를 징수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오전 방송을 마치고 주로 취약지역이나 시장, 골목 식당을 돌았다. 가는 곳마다 시청료는커녕 “아나운서가 방송은 하지 않고 무슨 시청료를 받으러 왔느냐”며 입에 담지 못할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이 많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통합해 징수하게 된 것은 1994년 정부의 주도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이뤄졌다. 

 

이로 인해 100% 가깝게 수신료가 징수되어 KBS는 그동안의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 프로그램 제작과 모든 업무가 정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그간 편향성 방송과 방만 경영으로 지탄을 받아오다 결국 이번 정권 들어 그 뇌관이 터지고 말았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공영방송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편향성 방송이나 방만 경영으로 시청료를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KBS는 그동안 이산가족 찾기를 비롯해 대하드라마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열린 음악회 차마고도 국제방송 한민족방송 등 공영방송으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해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부 방송 중 편향성 내지 공정성 결여 때문에 호된 질타와 외면을 받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 KBS가 국민에게 사랑받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전 사원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규 사업을 비롯해 방만한 사업을 지양하고 방송프로그램도 특별한 전문 분야가 아니고는 외부 작가나 외부 방송진행요원 활용을 억제하고 재능 있고 능력 있는 사원들을 방송에 폭넓게 활용해 제작비를 절감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또한 타방송사와의 불필요한 시청률 경쟁을 지양하고 KBS다운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노력하고 5공 시절처럼 특정인이나 특정 정파 편에 서서 두 번 다시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KBS는 수신료 분리 징수에 따른 급감한 수입으로 방송 제작과 제반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지금 KBS에서는 수신료 분리 징수 시행에 앞서 정부와 한전, 주택관리협회,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협의를 하고 있는 줄 안다.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하루 속히 그동안 KBS에 등을 돌렸던 국민이 우리에게는 KBS가 있어 즐겁고 유익하고 행복하다며 손뼉을 치고 다시 되돌아오는 날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참고로 KBS에서 시청료를 처음 받기 시작한 것은 1963년 1월로 당시 100원이었으며, 이후 500원, 800원을 거쳐 1981년 컬러TV가 등장하고서 2500원으로 인상돼 지금까지 42년 동안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요금 인상을 요구해 왔으나 벽에 부딪히고 있다.

요즘 하루가 멀다고 천방지축으로 뛰고 있는 물가는 수십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KBS 수신료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6989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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