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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금리 정책 비교
김국우4차산업행정뉴스 논설위원(희망제주 대표)
2023년 08월 16일 [4차산업행정뉴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정책 비교

1. 기축 통화(基軸通貨, key currency)란, 국제 간 무역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를 의미한다. 기축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통화 발행 국가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이 압도적 우위여야 한다. 다음은 월등하게 많은 금 보유량이다. 세 번째로 금융업이 크게 발달된 첨단 금융시장이 존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높은 신용도와 물가의 안정이다. 이 조건들을 가장 잘 충족한 나라가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 달러가 기축 통화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로화, 엔화, 파운드를 준기축통화로 보는 의견이 존재한다.

기축 통화가 있으면 외국과의 거래 시 자국 화폐나 상대국 화폐가 아닌 기축 통화로 결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 번거롭게 상대국에게 자국의 화폐를 받을 것을 요구하거나 상대국의 화폐를 따로 마련해서 지불해야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특히 다자간 무역에서 결제 효율이 극대화 된다.

미국 달러는 전 세계 무역 결제 통화의 44.2%, 전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60%를 차지하는 주요 기축 통화이자 유로, 일본 엔, 파운드 스털링과 함께 세계 4대 통화이다. 조만간 4위를 자리는 일본의 엔화 위상이 급격히 신장한 중국 위안화에 밀릴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또 금은 가장 오래되고, 근본적인 기축 통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가치의 상대적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든 문화권에서 금은 공통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화폐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2. 트릴레마(Trilemma 또는 the impossible trinity)는 국가간 자금의 이동이 자유로운 개방경제에서 한 나라의 외환 정책이 트릴레마 (3중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 세 가지는 자유로운 국제 자본 이동, 환율 안정, 독자적 통화정책 이다. 위 삼각형의 세 꼭지점 중 두 개를 만족 시킬 수는 있지만 세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경제학 이론이다.

3. 금리정책(金利政策)은 중앙은행의 방침에 의하여 시행하는 금융정책의 하나로 할인정책이라고도 한다. 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하여 통화량을 조절하고, 간접적으로 금융의 통제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 5.5%까지 올라 22년 만에 최고점에 와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정점에 도달한 만큼 이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 기준금리(基準金利, base rate)는 금리체계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말한다. 특이하게 유럽중앙은행, 중화민국중앙은행은 재할인율을 기준금리로 쓰고 있다. 

 

한국은 일본처럼 원래 24시간 콜금리를 썼으나 콜시장이 중앙은행 개입으로 인해 거래량이 줄어버리자 2008년부터 중국인민은행을 따라 7일물 RP를 기준금리로 채택했다.

4. 각국 정부는 경제가 침체되면 금리를 낮추고, 경제 과잉 때는 금리를 높이는 통화정책을 택한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세계의 각국 정부가 금리를 낮췄다. 2019 코로나 감염 사태 때도 금리를 제로 금리로 낮추었다. 

 

2022년에 들어서는 경제가 과잉됐다고 보아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소위 빅스텝(0.5%p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단행하여 세계경기가 급격히 냉각되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5.5%에 도달해 한미 간의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2%p 가 되었다. 한국은행이 추가적 금리인상을 망설이는 상황이다. 

 

트릴레마에 잡혀 있는 한국이 금리를 내리는 결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엔 환율 변동을 용인해도 자본 이동을 통제하지 않는 한 독자적인 통화 정책이 불가능하다는 딜레마 이론도 주장된다. 물론 국제적 자본 이동은 국가 간 금리 격차 외에도 다른 많은 변수에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을 순 없다.

5. 과거엔 그냥 금리만 조정하면 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이 제로(0)금리를 만든 후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 양적 완화 등 새로운 통화 정책을 많이 도입했다. 금리 조정이 어려우니, 말로 하는 정책이 아주 중요해졌다. 소위 소통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금리 결정에서 연준 의장의 역할은 의장 성격에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과거 앨런 그린스펀은 굉장히 영향력이 컸다. 그린스펀은 경제를 상당히 오랫동안 집행했다. 

 

그린스펀은 매우 자기중심적이었다. 벤 버냉키나 재닛 옐런은 경제학자 출신이면서 자유롭게 얘기하는 분위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파월은 변호사 출신이고, 자주 입장을 바꾼다며 말이 많다. 제롬 파월 의장은 작년 말부터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라며 고금리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뜻을 밝히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이 현재 연준 내에서 영향력이 큰 것은 맞지만, 전임자들보단 영향력이 적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걱정이 많은 한국은 미국과 다른 금리 정책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경제학자들은 ‘트릴레마(삼중 딜레마)’에 한국 금리 정책의 발목이 잡혀 있다고 지적한다.

6. 일본은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정책이다. 일본은 환율 안정을 조금 포기하고 환율 변동을 용인하고 있다. 트릴레마 속에서 자유로운 자금 이동과 독자적 통화 정책인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결국 굉장한 엔저(円低) 현상이 벌어졌다. 그걸 일본 경제가 감내하는 것이다. 최근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식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그만큼 독자적 통화 정책 유지가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은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막는 나라다. 금리 인상의 미국과 달리 독자적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홍콩 사례도 특이하다. 홍콩은 환율 안정을 넘어 고정 환율을 선택했다. 동시에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원한다. 그러다 보니 독자적 금리 결정은 포기해, 0.5%p쯤 차이로 미국 금리를 따라가고 있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6989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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