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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파산 몰고 온 ‘휴대폰 뱅크런’
김국우 논설위원 (희망제주 대표)
2023년 03월 16일 [4차산업행정뉴스]

 

 


 

[4차산업행정뉴스=김국우 논설위원]  미국 16위의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 까지 파산했다. 

 

미 연방정부는 파산한 두 은행을 모두 살리기로 결정했다. 법적 보호한도(1인당 25만 달러)는 물론 예금전액을 모두 보증해준다. 두 은행의 주 고객인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단행이다. 이는 은행 연쇄파산을 조기 차단해 전면적 금융위기의 확산을 막은 조치로 분석된다.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과 증시급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 재원은 은행들의 예금보험기금이 충당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쓰지 않은 긴급 처방을 내놓자 시장은 일단 안도했지만 은행 파산의 도미노를 예고한 상태다. 총자산 276조원의 미국 SVB가 단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으로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18억 달러 손실발생의 공시가 삽시간에 퍼졌고, 예금자들의 스마트폰으로 55조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결국 SVB는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상태가 돼 금융 당국이 바로 다음 날 폐쇄 결정을 해야만 했었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 인출에 대비해 현금을 일정 비율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한다. 불안해진 고객들이 한꺼번에 예금인출에 몰려드는 뱅크런이 발생하면 은행은 순식간에 파산 위기로 내몰린다. 과거엔 예금자들이 은행에 직접 가서 은행 영업시간에 돈을 인출해야 했고 뱅크런도 며칠 또는 몇 주 걸렸다. 

 

지금은 예금자들이 휴대폰으로 어디서든 바로 돈을 인출할 수 있다. 하루 만에 그 큰 은행이 망했다. ‘디지털(휴대폰) 뱅크런’시대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SVB 파산사태의 해법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했지만, 공화당 측은 “또 다른 구제금융일 뿐”이라는 반론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1929년보다 더 크고 강한 대공황을 맞을 것”이며, “은행이 벌써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불안국면에서 미국 금리인상의 향방에 세계 금융시장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파월 연준 의장의 파월 피봇(Powell Pivot)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연준의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지난해 파월은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금리인상을 했다. 

 

파월은 2018년 네 차례 금리인상에서 2019년 중반 인하로 전환했다. 금리 급상승이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를 떨어뜨려 재무구조를 악화시켰고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펴기엔 한계라는 진단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올해 과연 FOMC가 금리인하로 급선회할 지도 관심사다.

한국시간 14일 오후 기준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달 금리 인상 전망은25bp(1bp=0.01%p) 인상 가능성이 60.5%, 동결 가능성이 39.5%다.

하지만 미국의 긴축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번 신용위기는 그 속도에 영향을 줄 뿐 흐름 자체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가장 낮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대로 목표보다 훨씬 높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면 원화값 급락을 막을 수 있어 우리 경제엔 긍정적이다.

 
허나 또 다른 돌발악재(블랙스완)가 덮친다면 SVB사태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 실물경제로의 위기 확산을 차단함이 급선무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대규모 뱅크런을 경험했다. 부동산 PF 부실로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에서 다른 저축은행들까지로 확산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뱅크런에서 시작됐다.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신청이 불안감의 도화선이 돼 다른 금융회사에도 뱅크런으로 급속히 전이되면서 대형 금융기관이 줄줄이 무너졌던 사례들이다.

휴대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휴대폰 뱅크런’으로 은행이 망하는 광속의 시대가 됐다. 전통적 예금보호 장치가 무력해질 수도 있다. 

 

이 현상은 특정 금융기관에만 국한되지 않고 순간적이며 금융위기로 비화하는 폭발력도 크다. 사상 최대 뱅크런이 가장 짧은 시간에 발생했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 금융당국도 금리동결 위주의 통화정책 방향에서 뉴노멀시대에 걸 맞는 새 금융통화정책의 변화가 요망된다,

4차산업행정뉴스 기자  6989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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