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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5년간 서울경기 기존주택 매입 5조8천억 지출
LH 수유팰리스 매입가격은 호당 2.2억, 공공이 직접 짓는것보다 42억 더 비싸
매입임대 아파트 채당 1.8억, 다세대 채당 1.2억 공공아파트 건설원가보다 비싸
정부는 매입임대 주택 거품없는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규정 강화하라
2023년 02월 09일 [4차산업행정뉴스]

 


 

[4차산업행정뉴스=서정용기자]  경실련은 9 일 기자회견을 열고 LH가 서울 경기지역의 주택을 매입하는데 5조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수유팰리스 36채를 사들이는데 들어간 비용은 79억 4,950만원이다. 아파트 1호당 매입가격은 2.2억, 전용면적 ㎡당 920만원이다. 

 

반면 SH가 공개한 ‘세곡지구 2-1’아파트의 전용면적 ㎡당 건설원가는 수유팰리스의 절반도 되지 않는 436만원이다. 

 

수유팰리스를 사는 값이면 세곡 2-1 아파트를 두 번 짓고도 이윤이 남는다는 얘기이다. 세곡 2-1의 건설원가를 적용하면 전용면적 24㎡ 아파트 한 채를 짓는데 1억이 들며, 36채를 짓는다면 37억 6,353만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가격으로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41억 8,597만원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거나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SH가 공개한 고덕강일 4단지 ㎡당 건설원가는 수유팰리스의 56%인 512만원, 오금 1단지 ㎡당 건설원가는 수유팰리스의 53%인 486만원이다. 

 

SH는 논밭임야를 강제수용 후 공공주택을 지어 공급하기 때문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강제수용한 공공택지 내 아파트는 민간건설사에 팔아버린다. 그리고 공공주택 확보가 어렵다며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기존주택 매입임대’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작 가장 중요한 공공택지내 공공주택을 민간건설사에 팔지 않고 직접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대책은 제시하지 않는다.

설사 공공이 택지부족으로 공공주택 신축 공급이 어려워 기존주택 매입을 하더라도 매입가격은 엄격히 따져야 한다. 

 

가격이 폭등했을 때의 시세를 반영한 매매가격 또는 고분양가를 매입금액 기준으로 삼지 말고 건설원가를 반영하여 감정평가해야 한다. 

 

감정평가방식도 건설원가와 거래가격과 비교하여 양자를 균형있게 고려한다면 매입임대주택 제도의 본래의 취지에 훨씬 부합하는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LH가 언제 집중적으로 매입임대를 확대했는지 파악하고자 연도별 매입임대 현황을 분석했다. 

 

2016년에는 3,700억(2,318호) 2017년에는 5,165억(2,952호)이 매입임대주택 매입에 사용됐다. 

 

2018년에는 전년보다 4,880억(1,914호)이 더 많은 1조 45억(4,866호)이 매입에 사용됐다. 

 

2019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1조 1,646억(4,348호)더 많은 2조,1691억이 사용됐다. 

 

2년 연속 2배 가량의 매입임대 예산증가가 일어난 것이다. 특히 2019년은 5년 동안 가장 많은 금액을 들여 가장 많은 주택을 사들인 해이다. 2020년에는 전년보다 매입금액이 -4,252억(-2,376호) 줄어들었으나 1조7,438억(6,838호)이나 사용되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5년 동안 매입임대 주택 매입금액은 5배가량 증가했으며, 주택 매입호수는 3배 증가했다. 매입금액보다 매입호수가 적은 이유는 호당 가격이 1.6억에서 최대 2.8억까지 상승한 영향이 크다. 

 

해당 기간동안 집값이 역대급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집값 폭등 시기에 LH가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매입이자 혈세 낭비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지역에서 벌어진 LH의 무분별한 주택매입은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LH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경기 지역에서 사들인 매입임대 주택의 유형별 현황을 분석했다. 

 

5년간 LH는 주택 26,188호를 매입했으며, 매입금액은 총 5조 8,038억이다. 평균 호당 가격이 2.4억인데 비해 호당 공시가격이 1.7억,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69%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2018년 68.1%에서 2020년 69%로 변동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LH가 시세대로 모든 금액을 지불하고 주택을 매입했음을 재확인시켜준다.

LH 매입임대 주택이 얼마나 비싼 가격에 매입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SH 건설원가와 비교했다. 

 

집값은 건축비와 토지비로 이루어지는데 경기도보다 서울의 땅값이 훨씬 비싸다. 때문에 서울지역에 위치한 매입임대 아파트 및 다세대 등 주택만을 비교대상으로 했다. 면적은 수유팰리스와는 달리 조사대상 매입임대 주택 평균 수준인 59㎡를 기준으로 했다.

매입임대 아파트의 전용면적 1㎡당 가격은 742만원, 매입임대 다세대 등의 가격은 642만원이다. 

 

59㎡ 주택 1호를 매입하는데 아파트의 경우 4.4억, 다세대의 경우 3.8억이 필요하다. 세곡 2-1 단지 1호를 짓는데 2.6억이 드는 것과 비교하면 매입임대 아파트의 경우 1.8억, 다세대는 1.2억원 정도의 세금낭비가 발생한 것과 다름없다.

LH가 100억 이상을 들여 주택을 매입한 건수를 조사했다. 같은 지역에 동일한 이름의 주택을 두 개 이상 단지나 동에 걸쳐 100억 이상 매입한 경우도 한 건으로 판단했다. 100억 이상 매입 건은 총 83건이며 5,556호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 다세대 등이 47건, 아파트 14건, 오피스텔 21건 등이다.

매입금액이 가장 큰 건은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도시생활형주택이다. 

 

이 주택은 총 149호인데 건물을 통으로 매입하느라 무려 615억이나 들었다. 

 

다음으로 매입금액이 큰 건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수원시 정자동 아파트 443억(153호), 수원시 금곡동 오피스텔 419억(180호), 서울 강남구 세곡동 오피스텔 343억(84호), 화성 봉답읍 오피스텔 339억(360호),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326억(98호), 강동구 성내동 다세대 311억(80호),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다세대 290억(76호), 안양시 안양동 오피스텔 287억(84호),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오피스텔 283억(198호) 등이다. 해당 주택의 이름은 LH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했다.

매입임대 주택 중 전용면적 ㎡당 가격이 가장 비싼 주택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다세대가 1,831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다음으로 비싼 주택은 강남구 역삼동 다세대 1,773만원,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 1,669만원, 광진구 자양동 도시생활형주택 1,514만원, 서초구 서초동 다세대 1,509만원, 중구 오장동 공동주택 1,501만원,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 1,477만원, 송파구 잠실동 다세대 1,398만원, 송파구 방이동 다세대 1,387만원, 동대문구 휘경동 다세대 1,386만원 등이다. 1㎡당 가격 상위 10개 주택은 모두 서울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중 7개는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 위치하고 있다.

경실련은 무분별한 매입임대 확대를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매입임대주택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하라!
둘째, 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하게 국민 앞에 공개하라!
셋째, 감사원은 매입임대 주택에 대한 철저한 감사 진행하라!

LH가 매입임대 주택을 사들이는 모습은 원희룡 장관의 말처럼 “내 돈 이었으면 과연 이 가격에 샀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매입임대 주택 정책이 무주택 서민과 국민의 편익을 위한 정책으로 거듭날 때까지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서정용 기자  6989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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